남산편지 한낮의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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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08-09 00:00
행복한 시간을 자주 확인할 수 있는 사람
 글쓴이 : 김재진
조회 : 4,278  

‘친절’이라는 단어를 생각 할 때 항상 떠오르는 것은 어머니의 말씀입니다. 월드비젼의 사회복
지사로 일하시는 어머니께선 친절을 실천하려 노력하시는 분이고 우리 3남매에게 많은 이야기들
을 들려주시곤 하는데 그중 하나를 소개 합니다.

내가 세 아이를 키울 때의 일이다.
이웃에 있는 공중목욕탕에 가끔 가고 있었는데 세 아이를 다 씻기고 난 뒤 나까지 씻고 나면 집
에 돌아와서 너무 힘이 빠져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어 한참을 누워 쉬어야만 했었다.

어느 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큰아이 둘째아이……, 이렇게 씻기고 있는데 옆에 계시던 어떤 분
이 슬그머니 막내 딸아이를 데려가더니 깨끗이 씻겨서 돌려보내시는 게 아닌가?
인자한 미소를 지으시면서…….

그때 그 작은 친절에 나는 목이 메었고 감사하고 감사했다.
머리까지 깨끗이 감겨진 상태로 내 옆에 돌아와 빤히 나를 보며 웃고 있는 딸아이의 모습에서 그
분의 배려와 따뜻한 마음이 전해졌기 때문이었다. 그 후 나는 이사를 하였고 아이들은 어느새 훌
쩍 커버렸다.

동네 목욕탕에서 어느 날 10년 전의 꼭 나와 같은 젊은 엄마가 내 옆에서 세 아이와 함께 땀 흘
리는 모습을 보며 ‘아이 한명주세요’하고 사내아이를 데려와 정성껏 씻겨서 돌려보냈더니 역
시 나의 작은 친절에 그 엄마도 목메어 했었다.
나는 내가 받은 작은 사랑을 다시 나눈 것 뿐 이었지만 몹시 흐뭇했었고 그리고 이일은 잊혀졌었
다.

8~9년이 지난 어느 날.
길에서 만난 이웃의 어느 부인이 나에게 그때 너무 너무 고마웠으며 그 아이가 이젠 다 컸다며
인사할 때만 해도 나는 무슨 소린지 몰랐다가 한참 만에 기억을 떠올리며, 그때의 작은 친절로
인해 동네에서 먼발치서 볼 때마다 마음속으로 고마움을 느꼈다는 그 부인의 감사 표현에 오히
려 내가 감사드렸으며 고마워하였다.

그날 남은 시간 내내 나는 몹시 행복하였다.

행복한 시간을 자주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하게 행복한 사람임을 느끼면서…….
나의 작은 친절이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 올 때 얼마나 큰 행복으로 보상되어 지는가를 시간을 통
해 배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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