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편지 한낮의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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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06-16 00:00
의리(?) 혹은 객기....
 글쓴이 : 정용식
조회 : 3,958  
혹자는 전우애라고 하던데....

벌써 십여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훈련소에서 훈련 받을 때 일이다...

3월인데도 유난히 추웠던 그 해....

특히나 군복 입고 있으면 더 춥다는것.... 군대 갔다온 사람들은 다 알지...

그렇게 훈련 받던 어느날 고된 훈련이 끝나고 달콤한 취침시간을 거쳐가는 불침번...

바로 옆에 있던 훈련병이 몸살로 불번을 못 설 지경이었다...

물론 나도 피곤하긴 마찬가지였는데...

그 훈련병을 대신 해서 내가 불번을 두번 섰었다....

훈련 받고 지친 몸으로 4시간 동안 불번서고 그만큼 잠도 못자고 해서....

신고 할때 들킬까봐 조마조마 했던 기억도 어렴풋이 난다.....^^

그렇게 불번을 서고 다음날 또 다시 고된 훈련을 받고 난 후 취침을 했는데...

눈을 떴을때.... 캄캄한게 무덤 속에 있는듯한 느낌이 들고 무지하게 무거운 것이

나를 누르고 있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뭐지 하면서 몸을 꿈틀대자 머리맡이 환해지면서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몸을 일으켜 보니 침낭속에 내 몸이 있고 그 위로 모포가 대략 다섯장 정도가 덮혀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전날의 객기(?)때문에 내가 밤새 앓았다는 것이다.

내가 앓는 소리 때문에 우리 내무반 조교가 자기 침낭을 가져와서 그기에다 나를 집어 넣고

모포까지 덮어 주었던 것이다.

호랑이 같던 조교..... 순간... 또한 한 인간으로 느껴졌다...

배려해준 조교가 고맙고 걱정해준 내무반 식구들도 고마웠다....

한번은 급채로 고생했는데.... 50여명 되는 내무반 식구들이 일분씩 등을 두더려 주었던

기억도 난다.....

주위에 있는 고마운 사람들에 대해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지나고 나서야 아~! 하고 우리는 그 고마움을 가슴으로 느끼게 된다.....

내가 받은 고마움 만큼이나 고마움을 배풀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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