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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1-04 12:56
비 오는 날의 작지만 큰 친절
 글쓴이 : 남산편…
조회 : 5,585  
 

비 오는 날의 작지만 큰 친절

문혜성

중학교 때부터 저의 등굣길은 항상 전쟁이었습니다. 중 · 고등학교를 모두 스쿨버스를 타고 등교를 하였는데, 버스는 항상 만원이었고 학생들은 버스를 타고 간다기 보다는 버스에 매달려 가는 형편이었습니다.

대학교에 오면서 등굣길이 좀 더 편해지기는 했지만, 아침마다 힘겨운 전쟁을 치른다는 점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학교까지 바로 오는 버스가 있기는 하지만, 항상 사람들이 만원이라 몇 대씩 놓치기 일쑤였고, 그나마도 앞문으로는 도저히 타지 못해 뒷문으로 타야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작년부터는 지하철을 타고 신천역 까지 와서 스쿨버스로 갈아타고 등교를 합니다. 처음엔 사람도 적고, 시간도 20분 가까이나 절약이 되어서 정말 등굣길이 편했습니다.

그러나 한 학기, 두 학기가 지나면서 입소문이 늘어나고, 더불어 스쿨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도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학교 측에서는 스쿨버스의 운영 횟수를 연장해 주었지만, 그래도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 때로는 2~3대씩 놓치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아침에 조금만 더 일찍 일어나면 좀 더 편하게 등교할 수 있겠지만, 아침에 5분 일찍 일어난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보다 일찍 집에서 나왔지만, 그날따라 비가 오고 있었습니다. 비가 오는 날이라 차도 많이 막혔고, 스쿨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도 더 많았습니다. 평소 같으면 수업 시간에 맞춰 도착할 수 있었겠지만, 그날은 도저히 시간을 맞추지 못하고 지각을 할 것 같았습니다. 지각을 피하기 위해서 할 수 없이 택시를 기다리게 되었고, 시간이 다급해진 사람들이 너도 나도 택시를 잡는 바람에 택시를 잡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이제나 저제나 택시를 잡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아반떼 승용차가 한대 제 앞에 섰습니다. 그리고 조수석의 창문이 열리면서 경대까지 가는 길이면 같이 타고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생각할 것도 없이 조수석 문을 열고 차에 탔고, 택시를 기다리던 사람들 중에 3명이 더 탔습니다.

편안하게 등교하는 것은 둘째 치고, 지각을 면하게 해준 기사 분 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을 전했더니, 운전을 하시는 분은 자신도 상대 학생이라면서, 비가 오는 날이면 이렇게 버스를 기다리는 학우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봐 태워 주신다고 하였습니다.

혼자서 편안히 등교 하셔도 되겠지만, 학우들을 위해서 비가 오는데도 잠깐이지만 커다란 친절을 베풀어 주신 그 학우 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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