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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12-28 11:49
예화세상 1464 어느 남자의 고백
 글쓴이 : 남산편…
조회 : 71  

 

예화세상 1464 어느 남자의 고백

다음 소개하는 이야기랍니다

 

난 작고 볼품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그랬었다. 어머니 아버지의 열성인자만 물려받았는지 동생에 비하여 난 항상 뒤쳐졌었다. 공부는 물론이거니와 운동까지 난 동생에게 뒤처졌다. 그래서 항상 난 동생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 때문에 난 다른 사람에게 소개를 할 때도 내 이름으로 소개 받기 보다는 '누구의 형' 이라는 식으로의 소개를 많이 받았다.

 

이제 내 나이 20. 남들은 다들 좋은 나이라고 한다. 한번쯤은 다시 돌아가고 싶은 나이. 약관 20.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인생 중 가장 최악의 기간이었다.

 

남들이 비웃을지 몰라도 난 여자 친구가 없다. 나에겐 그것마저 큰 컴플렉스였다.

말 그대로 다들 하나씩 '끼고' 다니지만 옆에는 항상 아무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나는 모임에서의 단체 활동으로 봉사 활동을 나가게 되었다. 그곳은 조그마한 교외에 있는 요양원 주로 이제는 더 이상 차도가 없는 신체가 불편한 사람들 식물인간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었다

 

2층의 206호실. 내가 맡은 담당환자가 있는 곳이었다. 206호실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조용한 실내. 환한 병실 커다란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이곳은.TV도 없었고 라디오도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란 것은 조그마한 소녀 긴 머리를 땋아 한쪽으로 늘어뜨린 소녀가 누워 있었다. 내가 잘못 들어온 것인가 난 허둥지둥 밖으로 나가 다시 확인했다.

 

어서 오세. 앞으로 일주일간 우리 아이를 보살펴줄 사람이군요.

잘 부탁해요. 저 아이의 아미되는 사람입니다하고는 고개를 숙였다. 엉겁결에 나도 고개를 숙였다.

 

조용히 침대 앞에 마주 앉아 이야기를 들었다. 저 아이는 식물인간이었다. 10여 년 . 저 아이가 10살 때 교통사고가 났다고 한다. 몸의 상처는 다 치료가 되었지만 그때 이후로 식물인간이 되었다고 한다.

 

나이 20살인데 중학생 정도로만 보일뿐이었다. 어머니는 매우 지쳐보였다. 10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곳에서 생활 했다고 했다. 그리고 앞으로 잘 부탁한다며 악수를 청했다.

 

다음날. 난 병실로 찾아갔다. 어머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난 침대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그녀를 천천히 바라보았다. 빛이 너무 밝았다. 난 창가로 다가가서 블라인드를 조금 내렸다.

그녀에게 필요한 모든 것은 관을 통해서 들어가고 관을 통해서 나왔다. 내가 할일은 없었다.

 

내가 왜 이 병실로 배정받았는지 어렴풋이 있을 것 같았다. 그것은 그냥 조용히 앉아 있으라. 이거였군.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그녀는 계속 잠을 잘 뿐이었다.

어머니가 말하길 가끔 눈을 뜰뿐이며 대다수의 시간을 잠으로 보낸다고 했. 결국 내가 할일은 이 병실의 물건이 도둑맞지 않게 지키는 것. 역할밖에 없었다.

 

다음날. 난 책 한권을 들고 갔다. TV도 라디오도 없는 병실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책을 한 권 들고 병실로 갔다.

 

침대 옆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다가 문득 그녀를 보았을 때 그녀는 눈을 뜨고 있었다. 그녀가 살아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그녀는 불안한 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어머니가 들어왔고 그녀는 다시 안심했다는 듯이 잠에 빠져들었다. 다음 날. 난 다른 책 한권을 가지고 병실로 갔다. 그녀의 어머니가 일찍 나와 있었다. 그녀의 손을 잡고 정답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 아이 또래가 흥미 있어 할만 한 연예인 이야기 이었.

난 그녀에게 이야기하는 어머니를 보며 물었다. 어머니는 조용히 고개를 흔들었다. 나도 잘 몰라요. 하지만 알아들을 것이라고 믿어요.

 

그녀의 어머니는 바쁜 일로 곧 나갔고 또 병실에는 그녀와 나 밖에 남지 않았다.

의자에 앉아 책을 폈을 때 문득 이불 밖으로 나와 있는 그녀의 하얀 손이 보였다.

난 천천히 그녀의 손을 잡아 이불 안으로 넣어 주다가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깨어 있었다. 순간 놀라 어쩔 줄 모르다가 그냥 웃어보였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책을 다시 펴들었을 때. 난 내 심장이 무척 두근거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쁜 짓을 한 것도 아닌데 내 심장은 계속 두근거렸다. 결국에는 휴게실로 나가 커피 한잔을 마시고 겨우 진정이 됐다.

 

다음날. 병실에 들어가자 그녀는 눈을 뜨고 있었다. 어머니는 보이지 않았다. 난 다가가서 인사를 했다. 바보 같은 짓인 줄 알았지만...

얼마 전부터 그녀가 살아있다. 라는 것을 강하게 느꼈다. 순간 놀라운 일이었다. 그녀가 날 보더니 웃었다. "당신도 느꼈군요. 저 아이가 웃는 것을..."

"그럼 정말로 웃은 것이 아니란 말입니까?"

 

순간이지만 다시 어머니의 얼굴에 그림자가 졌다. 저도 몇 번이나 보아서 의사 선생님에게 말했지만 제 착각이랍니다. 저 아이는 자신의 의지로 움직일 수 있는 부분이 두 눈밖에 없어요. 하지만 잘 되었네요.당신도 저 아이가 웃은 것을 느낄 수 있다니저 아이와 잘 한 것 같군요

하며 웃어보였다.

 

난 고개를 돌려 그녀를 다시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다시 잠들어 있었다. 난 그녀가 웃는 모습을 떠올렸다. 그것은 사실이었다.

 

다음날. 이제는 병실을 찾는 것이 내 일부분이 되었다. 그리고 나 혼자 책을 읽는 대신에 그녀에게 책을 읽어주었다. 동화부터 시작해서 전쟁 소설까지 난 닥치는 대로 읽어주었다. 그녀는 그날따라 자지 않고 내 이야기를 모두 들어주었다. 오늘은 막차를 타고 집에 돌아갔다.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깜빡 가져올 책을 놓고 와버렸다. 병실에 들어가자 이미 그녀는 깨어있었다.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길 30분 전부터 깨어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다며 웃어보였다.

 

난 그녀에게 책을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을 미안하다고 생각하며 책을 가지고 오지 않은 대신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내가 읽었던 책이야기, 친구이야기, 시골이야기.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주었다. 어머니는 돌아가고 밤늦게까지 그녀에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때 이미 집으로 돌아갈 생각은 없었다.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계속했고 그녀도 잠들지 않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새벽 3. 난 그녀가 무척 편하게 느껴져서

지금까지 아무에게도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동생의 이야기. 열등감을 느끼는 나. 여자 친구가 없는 나 이런 내 얘기를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용기가 없어 그냥 보내버린 사람들. 누구에게도 하지 못했던 이야기 들이었다.

 

누가 알게 될까봐 아무에게도 하지 않았던 이야기들. 내 스스로 하고 있었다. 왜일까... 그녀는 식물인간이니까. 그래서 내가 마음 놓고 하는 것인가? 난 밤새도록 그녀에게 넋두리를 하다가 지쳐 잠이 들었다. 일어났을 때. 내 뺨에 따뜻한 것이 놓여 있었다. 그녀의 손이었다. 그녀는 계속 깨어있었다.

 

당신이 올려놓은 거에요?” 난 놀라운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하지만 대답할리 없었다. 그녀는 계속 누워서 나를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제가 밤중에 실례를 한 모양이군요. 죄송합니다." 난 병실을 뛰쳐나왔다. 꼴좋구나. 이녀석아 어제는 밤새도록 넋두리를 하더니. 그리고 난 집으로 뛰쳐와 그대로 잠이 들었다.

 

다음날 늦게야 병실을 찾았다. 언제나 똑같은 모습의 병실. 언제나 똑같은 모습의 그녀. 그녀의 어머니가 나를 보더니 반갑게 맞이하였다. 어제는 일찍 들어 가셨더군요...

... 사정이 있어서"난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을 이었다.

"오늘 마지막 날이네요" "네에. 저 아이가 무척 좋아하는 듯 했는데. 아쉽네요.".나는 다시 얼굴이 화끈거림을 느끼며 애써 어머니의 시선을 피했다."당신이 오고 난 후로부터

저 아이가 깨어있는 시간이 길어졌어요.".

 

지금까지는 저런 일이 없었는데...의사선생님은 좋은 일이라고 하시더군요. 네에...

 

난 언제나 처럼 침대 옆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그녀를 향해 말했다. 저 오늘 마지막 날이에요. 지금까지 고마웠고요. 어제의 일은 죄송했습니다. 그녀는 아무 말이 없었지만 난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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